떠나는 여행
네가 만약 답답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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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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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서 요르단까지 38,495km 쭉~ 달려 줄께~
...
네가 만약 주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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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로우틀을 확~ 당겨주리~
어둡고 험한 터널 홀로 지날 때
내가 내가 내가 전조등되리~
힘들고 지칠 때
...
내가 너의 날개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라이더여~
나는 너의 친구여~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여~~
(그런데)
내가 지치고 힘들 때면
내짐이 너무 무거울 때
모든 거 포기하고 드러눕고 싶을 때
자갈길이 나타날 때
발버둥 칠수록 모래 속으로 들어가게 될 때
진흙이 발목을 잡을 때
황사가 뒤덮을 때
비에 온 몸이 젖고
안개가 앞을 막을 때
그 힘든 길이 끝이 없을 것만 같을 때
그때
누가 날 위로해 주지???
.
.
.
(그건 바로)
여 러 분 !!!
오일이 없어 도중에 멈췄을 때, 엔진 호스를 빼내 차 오일을 입으로 빨아서 주시던 분 / 시베리아
말만하면 그 어디든 원하는 곳까지 자기 화물차로 실어 주겠다던 수많은 화물차 아저씨들 / 시베리아
집처럼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신 부리야트 가족들 / 러시아 울란우데
힘든 시베리아 라이딩을 무사히 마치고 도착한 바이칼 알혼섬
알혼섬의 일몰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해는 벌써 졌고 숙소를 찾아 방황하고 있을 때 집으로 초대해 맛난 저녁도 해주시고
러시아 전통 목욕, 반야를 제대로 시켜주신 마리나 아주머니
지난 밤 달빛 아래서 난리 부르스를 치며 때를 불린 흔적
출발 할 때 할머니까지 힘들게 나오셔서 기도해 주셨다. / 러시아 우솔레 시비르스코
남은 나의 여정 경로를 손자와 함께 보시며 이것 저것 조언해 주시던 아븟핫 아저씨 / 러시아 자오제르니이
카자흐스탄 세메이에서 만난 툴라 아저씨
말이 통하지 않는 도시에서 바이크 엔진을 갈고 환전하고 숙소 잡는 것까지 도와 주시고
러시아어로 뭐라 적어 주시며 경찰이나 다른 사람 만날 때 꼭 보여 주라하신다.
'나는 한국에서 온 쑈냐(순이라니까 계속 쑈냐로 부르던 아저씨)입니다. ...도와 주세요' 뭐 대충 이런 내용인듯.
(초등생도 아닌데 거참...부끄럽구러!)
방송국 기자도 불러 주셔서 촬영까지 했는데 방송이 되었는지 통편집 됐는지 알 수없는 상황
(지금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냥 통편집 됐기를...) / 카자흐스탄 세메이
복잡한 대도시에 도착해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고 있는데 순식간에 몰려 든 사람들
홍익이 주위로 인공 성벽이 둥글게 쳐졌다.
사람들 손에 의해 잔치중인 식당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며 쉴새없이 주는 맛난 음식들
(아우 행복해~)
하늘의 산, 천산이 라이딩을 멈추게 했다. / 카자흐스탄 알마티 입구
고려인 언니가 만든 한국 음식으로 지친 몸을 재충전하고 / 카자흐스탄 알마티
독일에서 날아와 불꽃 속으로 온 몸을 던져 바이크를 수리해 주는 짐 / 키르키스스탄 비쉬켁
나보다 더 힘든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왜 힘이나고 웃음이 나는 걸까?
(스위스 마크는 여행 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 / 키르기스스탄 비쉬켁
몇달을 달려 도착한 머나먼 나라에서 우리 선조의 모습이 보일 때 역사관이 넓어진다.
천년이 넘는 시간차와 수천 킬로미터의 공간차는 아무것도 아니다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사막바람이 도로를 덮어 방향을 알지 못할때 저 멀리 점으로 보이는 차가 그리 반가울 수 없다. / 우즈베키스탄 키질쿰 사막
조금 남은 오일로 사막 도로를 간신히 달리고 있을 때 낙타가 마을의 방향을 알려 주었다. / 투르크메니스탄 카라쿰 사막
낙타가 알려준 모래 사막 마을에서 만난 천사들 / 투르크메니스탄 카라쿰 사막
이란으로 국경을 통과할 때 중간에서 먹으라고 새벽 일찍 도시락을 싸주신 현지 어머니.
성냥갑에 소금까지 챙겨 주시는 세심함. (먹으면서 울컥) /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바이크 서류 때문에 국경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상황.
추위가 걱정되었는데 그리도 유명한 페르시아 융단을 흔쾌히 건네 주신다. 깔고 덮고...
밤 추위가 걱정 되셨는지 큰 보온병에 따뜻한 짜이를 담아 텐트앞에 두고 가시는 경찰 아저씨의 센스! / 이란 바즈기란 국경
길가에 살찐 동물들을 보면 내가 부자가 된 느낌 / 이란 국경 근처
텐트 칠 곳을 마땅히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이란 가족이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둘째 아들 하산이 뭔가 그리더니 보여준다.
우와 정말 홍익이랑 똑같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우린 의사소통이 가능해요.
엄마와 아빠의 만남을 그림으로 그려준다. 단번에 알았다. 사촌지간 이라는 것을 / 이란 갈릭케쉬
달리다 우연히 만난 이란 라이더 오빠. 인기가 많으세요 이쁜 두분이나 모시고... / 이란 어느 도로에서
텐트, 물담배, 가스통, 옹기종기 모여 식사하는 모습은 이란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다. 눈만 마주쳐도 오라고 하시는 분들.
주몽 드라마 이후 한국인들의 인기는 엄청나다.
가끔 '내가 소서노요'라고 농담을 건네면 10명의 1명은 정말 심각해진다. ㅋㅋㅋ / 이란 야즈드
현지인들과의 만남은 텐트촌에서 이루어 지고... / 이란 에스파한
내가 필요한 부품이 있다면 잘 타고 다니는 자신의 바이크의 귀중한 부품을 빼내서라도
수리해 주신다. 이란은 내가 필요한 모든 걸 다 줄 것만 같은 분위기 / 이란 에스파한
길을 달리다 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잠깐 멈췄을 뿐인데
가방 한가득 과일을 넣어 주신다. / 이란 어느 농촌에서
홍익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들 / 이란 수사
아르메니아의 가을 풍경 / 아르메니아 아가락
멋진 카프카스 산맥 / 아르메니아 메그리 고개
어쩌다 만난 엄청난 고대 유적지는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 / 아르메니아 시시안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로 넘어가는 길은 많이 험했다. 국경 세관 직원들이 일을 마치고 근처 유적지를 직접 안내해 주셨다.
무려 백팔십만년전의 인간 유골이 여기에서 발견되었다. 위 그림은 그 모형 / 조지아 드마니시
아름다운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타이어가 펑크나면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근처에 있는 분들이 알아서 수리점까지 옮겨 주신다. / 터키 도그바야지트
터키 아라라트 산 아래 쿠르드인들의 마을과
어느새 친구가 된 아이들 / 터키 노아의 방주 박물관 근처 마을
허연 빵쪼가리만 먹다가 벌어건 고춧가루가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한 봉지 사서 즉석 오이 김치 해먹기 / 터키 산르 우르파
아침 일찍 일어나 배웅해 주시는 텐트촌에서 만난 아저씨들.
그들의 공통된 말들 '나도 말이오 한때는 멋지게 달렸었지...' / 그리스 올림푸스 해변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일일 농촌 체험을 시켜주신 아주머니들 / 시리아 할라비야 근처
또 질질질 끌려 간다.
펑크난 바이크도 옮겨 주시고 차도 공짜로 주신다. 케찹통은 설탕통! / 레바논 시돈
그렇게 와보고 싶었던 레바논 라샤야. 눈덮인 헤르몬 산이 뒷배경이다.
숙박시설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집으로 초대해 주신 고마운 분들
지금은 마띠타임! 그럼 마띠한잔으로 수다도 떨고 정을 나눠 볼까나..
말린 식물 잎들을 주박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숟가락처럼 생긴 빨대를 곶아 빨아 마시는 거다.
사람 수대로가 아니라 한개만 있으면 된다.
한명이 빨아 마시고 휴지로 입구를 닦은 후 물을 부어 다음 사람에게 건네준다. 술잔을 돌리듯...
마실 온 옆마을 여사님도 한잔 빠시고
여사님 조카 라샤양도 한잔 빨고
그다음은 내 차례. 앗뜨...너무 빨리 빨면 목구멍과 창자에 불난다.
벌게진 얼굴...마띠 한잔에 취기가 온 듯... / 레바논 라샤야 마을
정신을 맑게 해주는 사해
밤늦은 라이딩으로 지쳐 있을 때 요르단 가족이 장작불에 오리고기를 구워 주셨다. / 요르단측 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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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이렇듯 나에게 힘과 위로가 되어주신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긴여행이 가능했다.
이런 귀한 만남들을 더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카르네라는 차량 임시 통행증이 없어 이집트 국경 항구에서 홍익이와의 여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홀로 이집트를 여행한 후 요르단 아카바항으로 다시 되돌아와 홍익이를 한국으로 선적하는 방법을 택했다.
1년 넘는 홍익이와의 여행에서 수없이 만난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냥 감동이다.
한국에서 걱정하고 기도해 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그냥 고맙다.
그리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들에도 그냥 감동이다.
아직 숙소를 잡지 못했는데 해가 저물어 갈 때, 해가 정말 야속하게만 느껴지지만
다음날 밝아 오는 아침이 되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다.
해가 지기전까지 10여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만 같다.
햇살과 바람이 내가 달리는 방향으로 등을 밀어준다.
내가 아니면 그 아무도 오지 않았을 그 곳에 꽃이 피어있다. 오직 나만을 위해.
오줌을 누며 바라본 꽃에 감동...
그냥 저멀리 있는 동물들에
그냥 말없이 지나가는 목동들에 위로가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냥 모든게 감동이다.
그렇게 1년 넘게 걸어온 길
한국에서 요르단까지 38,495km
왼쪽 사진: 여행 전, 오른쪽 사진: 여행 5개월 후
태양을 향해 돌진한 결과 이렇게 얼굴이 달라 보이지만
(이란 비자 연장 받을 때 여권이랑 많이 달라 동일인임을 확인 시키느라 고생했다는 ㅋㅋㅋ)
후회한적 없고 모든것이 감사할 뿐이다.
지금 나는 홍익이를 선적한 후 비행기를 타고 인도에 와 홀로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 다음 중국이 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나라다.
한국에 돌아가면 원래의 삶을 또 살아야겠지
뭘 하며 먹고 살까? 결혼은? ?? 예전에 했던 똑같은 걱정과 고민을 다시 하게 되겠지...
어떻게 되든
나에게 주어지는 그 삶에 감사하며 충성하련다.
'정말 고맙습니다. 눈물 나도록'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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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정말 멋진 여성라이더분... 같은 라이더로써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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